1969년4월11일
친애하는 캐서린-
책장을 정리하다가 사방에 책으로 둘러싸여 앉아 순풍에 돛단 여행을 기원하며 몇 자 끼적입니다. 브라이언과 런던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길 빌어요. 브라이언이 전화로 '여비만 있다면 우리랑 같이 가시곘어요?' 그러는데, 하마터면 울음이 터질뻔했어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대로가 나을지도. 너무나 긴 세월 꿈꿔온 여행이죠. 단지 그곳 거리를 보고 싶어서 영국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고요. 오래 전 아는 사람이 그랬어요. 살맏르은 자기네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러 영국에 간다고. 제가, 나는 영국 문학 속의 영국을 찾으러 영국에 가련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더군요. "그렇다면 거기 있어요."
어쩌면 그럴테고, 또 어쩌면 아닐 테죠. 주위를 둘러보니 한가지만큼은 분명해요. 여기에 있다는 것.
이 모든 책을 내게 팔았던 그 축복 받은 사람이 몇 달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서점 주인 마크스 씨도요. 하지만 마크스 서점은 아직 거기 있답니다.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헬렌
*내가 후마니타스에 하고 싶은 말.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더 말하면 책에 누가 될것 같은 기분. 1949년부터 1969년까지 20년간 영국의 헌책방과 미국의 독자가 나눈 편지글 모음. 지하철에서 울다 웃다 울다. 나의 후마니타스 사람들이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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