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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책

[책93]201408_채링크로스 84번지

1969년4월11일

 

친애하는 캐서린-

책장을 정리하다가 사방에 책으로 둘러싸여 앉아 순풍에 돛단 여행을 기원하며 몇 자 끼적입니다. 브라이언과 런던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길 빌어요. 브라이언이 전화로 '여비만 있다면 우리랑 같이 가시곘어요?' 그러는데, 하마터면 울음이 터질뻔했어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대로가 나을지도. 너무나 긴 세월 꿈꿔온 여행이죠. 단지 그곳 거리를 보고 싶어서 영국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고요. 오래 전 아는 사람이 그랬어요. 살맏르은 자기네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러 영국에 간다고. 제가, 나는 영국 문학 속의 영국을 찾으러 영국에 가련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더군요. "그렇다면 거기 있어요."

어쩌면 그럴테고, 또 어쩌면 아닐 테죠. 주위를 둘러보니 한가지만큼은 분명해요. 여기에 있다는 것.

이 모든 책을 내게 팔았던 그 축복 받은 사람이 몇 달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서점 주인 마크스 씨도요. 하지만 마크스 서점은 아직 거기 있답니다.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헬렌

 

*내가 후마니타스에 하고 싶은 말.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더 말하면 책에 누가 될것 같은 기분. 1949년부터 1969년까지 20년간 영국의 헌책방과 미국의 독자가 나눈 편지글 모음. 지하철에서 울다 웃다 울다. 나의 후마니타스 사람들이 생각나서.

 

 


채링크로스 84번지

저자
헬렌 한프 지음
출판사
궁리 | 2004-01-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 책은 헬렌 한프라는 한 작가와 런던 채링크로스 가에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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